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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개, 미르이야기

06. 첫날 밤(3)

 

2009년 2월 1일자 사진. 미르는 잠잘 때 가끔 토끼처럼 귀가 서곤 했다.

 

 

 

여동생에게 전화를 걸어 미르가 자지 않고 울고만 있다고,

이런 땐 어떻게 해야 되느냐고 다급하게 물었다.

안아주라고 했다.

그러고 보니 집에 데려올 때만 안아줬을 뿐,

미르가 저렇게 우는데도 안아줄 생각을 전혀 하지 못했다.

 

"미르야, 괜찮아, 괜찮아...."

 

나는 우는 미르를 조심스럽게 품에 안아 그 아이의 작은 몸을 토닥여줬다.

내 심장박동과 체온이 느껴져서일까.

미르의 낑낑거림이 조금씩 진정되어 갔다. 

 

진작 이럴 걸. 왜 안아줄 생각을 못했을까.

 

내 품에서 이내 잠이 든 미르를 보며 안도의 숨을 내쉬었다. 

 

이제 나도 잘 수 있겠다...

 

나는 미르를 방석에 조심스럽게 내려놓고 침대로 가 누웠다.

그 순간,

 

낑! 낑낑낑!

 

혼자 둔 걸 귀신같이 알고 미르가 다시 울기 시작했다.

방석에서 기어 나와 침대 바로 앞까지 와서 목을 쭉 빼고 나를 올려다보며....

미르를 울지 않게 하려면 어떻게 하는지 알 것 같았다. 

그동안 모견의 품에서 잠이 들었을 아이...

미르는 체온이 필요한 것이다. 

 

하지만 나는 침대를 허락할 생각이 없었다.

반려견을 입양하기로 결심하면서 정해놓은 생활수칙 같은 거였다. 

침대에는 절대 올려놓지 않는다.

강아지와 잠은 따로 자기로 굳게 결심했던 것이다. 

 

"미르야, 미안한데 침대는 안 돼. 너는 여기서 자야 해."

 

침대가에서 낑낑대는 미르를 전용방석에 데려다 놓고 돌아와 불을 끄고 침대에 누웠다.

그때부터 악몽 같은 시간이 이어졌다.

미르는 어두컴컴한 방에서 정말 고집스럽게, 저러다 목이 쉬겠다 싶을 때까지 울었다.

나는 내 결심을 지키기 위해 고집스럽게 침대에 누워 못 들은 척했다.

그야말로 누가 이기나 한 번 보자, 식이었다.

 

승자는 미르였다.

귀를 막아보기도 하고, 이불을 머리끝까지 올려 쓰고 버텨도 봤지만

작디작은 꼬맹이 미르의 똥고집을 이길 수는 없었다.

 

"어휴, 그래! 내가 졌다, 졌어!"

 

나는 패배를 인정하고 미르를 침대로 데려와 이불속 내 옆에 뉘었다. 

그러자 옆구리를 파고들더니 금방 잠에 빠져들었다.

내가 언제 시끄럽게 울어댔냐는 듯 시치미를 뚝 떼고 아주 조용하고 얌전한 모습으로....

우리의 악몽 같던 첫날밤은 미르에게 침대를 양보하는 것으로 끝이 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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